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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Color Phantasmagoria

Kang, Jung Hun

변재희의 회화

변화무쌍한, 흐르는, 걷잡을 수 없는, 현란하고 덧없는 이상향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지중해 인상.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이상향 하나쯤 간직하고 있기 마련이다. 변재희에게 이상향은 지중해였다. 이상향은 가슴에 품고 있는 욕망이며 머리로 그린 관념을 표상한 것이다. 그런 만큼 현실에는 없다. 없는 장소며 부재하는 장소며 초 장소다. 비록 지중해라는 실재하는 장소를 소재로 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정작 지중해는 없다. 실재하는 지중해를 그렸다기보다는 지중해라는 관념을 그렸다. 사람들은 풍경 앞에 선다. 그러면서 풍경에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고 관념을 투영한다. 실재하는 풍경을 욕망으로, 그리고 관념으로 변질시킨다. 이런 변질과정을 통해서 실재하는 풍경이 비로소 이상향으로 등록되고 등재된다. 이렇듯 변재희에게 지중해는 실재하는 장소로서보다는 이상향을 그린 것이다. 이상향은 이상향다워야 한다. 현실보다 아름답고 일상보다 화려해야 한다. 현실도피 내지 일탈 내지 승화를 그린 것인 만큼, 현실에 대한 부정의식 위로 싹튼 것인 만큼 그림에 현실을 위한 자리는 없어야 한다. 작가에게 이상향은 질감이며 촉감으로 온다. 물성이 느껴지는 마티에르와 현란한 원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화면 위에 무슨 베일을 드리우듯 흰색으로 덮는다. 그 이면에 원색을 품고 있는, 펄 성분을 함유한 흰색이 화면 위에서 빛 입자처럼 반짝거리고 꿈처럼 아롱거리고 몽상처럼 흐른다. 지중해라는 풍경을 만들어준 빛이며 바람이며 공기의 질감을 표현하고 표상한 것이다. 그렇게 작가는 지중해라는 이상향으로 초대하고, 나아가 저마다의 이상향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뉴욕 혹은 도시 인상. 이후 작가의 그림은 확 바뀐다. 흰색의 베일이 걷혀지고 원색의 속살이 드러나 보인다. 질감보다는 색채가 두드러진다. 베일이 걷힌 만큼 색채는 더 이상 멈칫대거나 머뭇거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림은 전보다 더 현란하고 화려해진 느낌이다. 이런 변화된 느낌에는 아크릴에서 유화로 바뀐 안료도 한 몫을 한다. 불투명한 막으로 화면을 덮어서 가리는 것에 비해보면 눈에 띄게 맑고 투명해진 느낌이다. 원색과 원색이 서로 스미는 것에도 불구하고 색감이 탁하지가 않다. 오히려 원색은 더 선명해지고, 깊이가 느껴지고, 어떤 울림마저 감지된다. 도시는 도시다워야 한다. 도시답다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또한 어떻게 표현될 수가 있는가. 작가에게 도시의 인상은 활력과 역동성으로 와 닿는 것 같다. 이번엔 흰색 대신 또 다른 베일이 그림 위로 드리워진다. 다름 아닌 빛의 질감이다. 그리고 그 빛의 성분은 인공조명이다. 인공조명이 도시 위로 내려앉으면서 도시는 밤을 잊고 활력을 얻는다. 인공조명이 건물들이며 가로, 그리고 가로를 지나치는 사람들 위로 흐르면서 도시는 빛의 질감 속에 해체되고 유기적인 덩어리로 변형된다. 빛은 이처럼 환락도시를 증언하는가 하면, 때로 무슨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처럼 어둑한 공간 뒤에 숨고 싶은 사람들을 빛의 표면 위로 불러내 고독한 도시를 증언하기도 한다. 이 경우의 빛은 암시적이고 은밀한, 그래서 심리적으로 다가온다. 도시는 빛 때문에 발랄하고 빛 때문에 고독하다. 빛은 도시의 묘약이며 독약이다. 주로 뉴욕의 밤의 정경을 배경으로 한 작가의 도시 그림은 이런 빛의 양가성을 드러내고 도시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춤으로부터. 그리고 이후 작가의 소재는 춤으로 바뀐다. 도시를 조망하던 것에서 도시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든 것이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춤은 대개 무대 위에서 행해진다.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닫힌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무대는 말하자면 일종의 프레임에 비유할 수가 있고, 그 생리가 회화와 화면의 조건을 닮았다. 무대 자체를 마치 하나의 화면처럼 들여다보게 해주고, 그 자체 자족적인 회화처럼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그림들은 전에 없이 회화의 생리가 강조된다. 개개 사물의 됨됨이보다는 색채와 붓질 같은 회화 자체의 생리가 강화되는 것. 이렇듯 색채와 붓질의 생리 속에 사물 곧 춤사위는 최소한의 흔적으로 남아 해체되고 녹아든다. 춤사위 곧 몸동작은 프로세스로 나타나기 마련인 것이며, 프로세스와 더불어 궤적을 그리면서 흔적을 남기고 여운을 남긴다. 그 자체가 의미론적 대상이며 사건으로서보다는, 마치 음악을 들을 때처럼, 음악을 들으면서 저절로 몸을 흔들 때처럼 감각적인 대상이며 사건으로서 와 닿는다. 그래서 회화의 생리며 몸의 생리로 재현하고 조형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때의 조형원리로 치자면 말할 것도 없이 추상표현주의가 제격이다. 추상이란 회화의 원리며 생리를 말하고, 표현주의는 춤사위에 대한 주체의 공감과 반응에 해당한다. 회화의 자족적인 원리와 주체의 공감 내지 반응이 그 경계를 허물어 유기적인 덩어리를 이루는 어떤 사건으로 보면 되겠다. 배경과 모티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춤사위에 붓질이 일치되는, 종래에는 회화의 생리에 주체의 생리(바이오리듬)가 일치되는 어떤 차원으로 보면 되겠다. 춤사위에 내가 동화되는(홀리는?), 색채 속에 춤사위가 해체되는, 그렇게 주체와 색채가, 춤과 붓질이 일체화되는 어떤 경지를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구름으로부터. 그리고 작가는 근작의 주제를 Color Phantasmagoria 시리즈로 명명한다. 현란한 색채가 주마등 같이 변하는, 만화경 같이 변화무쌍한 정경을 의미하고, 그 정경이 열어 놓는 환상을 뜻한다. 그리고 부제를 뮤즈의 가든이라고 붙였다. 주지하다시피 뮤즈는 예술을 관장하는 아홉 여신을 의미하고, 그 아홉 여신의 좌장 격이 음악신이다. 근작에서는 말하자면 음악에 해당하는 무엇이 결정적인 코드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때의 음악은 춤사위를 추상적인 붓질로 풀어헤친 전작과 통하고(어쩌면 춤을 소재로 한 전작은 근작에서의 음악으로 건너가기 위한 예고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이면에 깔린 공감각과도 통한다. 말하자면 시각 이미지가 단순한 시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선율이나 리듬 같은, 그리고 이따금씩 이런 선율이나 리듬이 어우러진 화음과 같은 청각 정보를 떠올리게 한다. 시각 이미지와 청각 이미지가 서로를 암시하고 상기시키는 상호작용의 차원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청각과 시각이 서로를 불러들이고 암시하는 화법으로 치자면 구상보다는 추상적 스타일이 더 효과적이고 감각적으로 와 닿을 것임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림은 때로는 화려하고 단조로운, 그리고 더러는 정교하고 느슨한 선율들이 하나로 직조된 화음의 바다 앞에 서게 하며, 스펙터클한 선율의 흐름에 몸을 내맡기게 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주제 내지 부제와 함께, 실제로 그 이념을 투사할 소재 내지 대상으로서 구름을 끌어들인다. 주지하다시피 구름은 정해진 형태가 따로 없다. 외부의 환경에 철저하게 연동된 구름은 그래서 변화무쌍하다. 볼 때마다 틀리고, 심지어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 동시에 저마다 다른 것을 본다. 만화경이 변화무쌍하고, 구름의 형태 또한 자유자재하다. 이처럼 변화무쌍하고 자유자재한 암시적이고 잠정적이고 걷잡을 수 없고 덧없는 형상들이며 형태의 편린들이 스펙터클한 화음 속으로 녹아들고 흘러내린다. 땡땡이 문양과 추상적 패턴이 생생한 붓질과 어우러져 마치 선율의 흐름을 추적하고 포착한 듯하고, 현란한 색채의 향연이 화음을 이미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그래서 그림 앞에 서면 음악을 듣듯 귀를 기울이고, 그 화음을 쫓아 몸을 흔들어주면 된다. 구름이 시시각각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자연현상을 연상하면서 즐기면 된다. 그리고 그 즐김으로 치자면 아마도 화면의 가장자리가 미처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그래서 색채의 물성이 생생하게 어필돼 오는 근접시점에서 더 감각적으로 와 닿을 것이다. 근접시점에선 선율이 들리고(혹 리듬이 몸을 타고 흐를지도 모른다), 먼 시점에선 화음이 귀에 들어올 것이다.

작가는 진작부터 실재의 재현보다는 감각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지중해는 실재로서보다는 이상향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비현실적이었다. 그리고 그림의 표면에서 아롱거리는 빛 알갱이가 이런 비현실성을 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뉴욕으로 나타난 도시 역시 도시의 현실보다는 도시의 현실 자체가 인공조명의 세례 속에 해체되고 허물어지는 빛의 질감이며 생리에 관심이 맞춰진 것이었다. 그리고 연이어진 춤사위는 춤사위의 궤적과 흔적과 여운을 추적한 것이었고, 그 여운은 근작에서 마침내 일종의 소리 이미지(공명? 내적 울림?)를 얻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모든 감각적 현상 이면에서 현란하고 분방한 색채에 대한 감각이 뒷받침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어쩌면 이처럼 분방하고 발랄한, 마치 거칠 것 없는 자유정신을 표상한 듯한 색채가 열어놓는 향연이야말로 작가가 온몸으로 밀어올린 진정한 이상향일지도 모를 일이다.

Byun Jae-hee's Paintings

Kaleidoscopic, Fluid, Uncontrollable, Dazzling, Transient Utopia

 

 Kho, Chung-Hwan(art critic) 

 

Finding a utopia in the Mediterranean. Everybody has his/her own idea of utopia. The place closest to Byun Jae-hee's utopia was the Mediterranean. A utopia by definition is a desire harbored at heart and an embodiment of an abstract concept of what is ideal. Therefore, it does not exist in reality. It is non-existent, imaginary, and beyond the world we live in. Although Byun drew upon the real-world Mediterranean, there was no Mediterranean in her paintings. She reproduced the concept of the Mediterranean, rather than the actual sea. People often project their want and desire on a landscape they are faced with and coat it with their own views. The real-world landscape is altered with personal desire and views. Through such an alteration, the real-world landscape is registered and listed as a utopia. Byun created her own utopia out of the Mediterranean this way. A utopia must look and feel like a utopia; it should be more beautiful and glamorous than reality. As it represents an escape, a departure, and a break from reality and bases itself on a negative perspective on reality, there can be no room for what exists in the real world. In this series, the artist expresses her utopia using different textures. She covers layers of matiere and splashes of bright colors with a thin veil of white. The pearly white veil, through which the bright colors gleam, glitters like particles of light and waves in a dreamlike fashion. These stand for light, wind, and air that make up the landscapes of the Mediterranean. The artist invites viewers to this utopia of hers and encourages them to muse on their individual concepts of utopia.

 

Finding a utopia in cityscapes inspired by New York City

A sudden change is detected in this series. The white veil is removed to expose the bright colors. The focus is shifted from textures to colors. With the veil removed, the colors appear more bold and daring, thus adding a glamorous, dazzling feel to the paintings. Such change was further driven by a shift from acrylic paints to oil paints. The paintings have become notably clear and transparent. Although bright colors are laid on top of each other, they do not appear murky or thick. Rather, each color turns more vivid and profound and creates certain vibrations. A city must look and feel like a city. What are the outward features that make up a city and how can they be rendered? The artist seems to be concentrating on vitality and energy found in an urban environment. Another veil is draped upon each painting in lieu of the white veil. It represents the texture of light generated from artificial lighting. When artificial lights are lit at night, the city comes to life. Artificial lights stain the buildings, streets, and passers-by, dismantling the city through layers of textures and transforming it into an organic mass. As can be seen here, light can sometimes stand for the delights brought by a city and sometimes shed light on urban dwellers hiding in the shadows of solitude just like stage spotlights illuminating dark corners. Light in the latter case is more subtle, suggestive, and thus emotional. A city can feel both vibrant and lonely because of light. Light functions as a cure-all and poison at the same time. Byun's works inspired by the nightscapes of New York City serve to underline this double-sidedness of light and a city.

 

Drawing inspiration from dancing

The artist drew inspiration from dancing for this series. The most notable change is that the artist began to partake in day-to-day life of a city instead of merely observing it. Dances are often performed on stage, and the stage is a closed space free from outside interference. The stage can be compared to a framework or a screen, which can be closely watched and explored as a painting. The artist offers the chance to approach and look into the stage as an independent painting. For this reason, the paintings in this series put the biggest premium on the fundamentals of painting; rather than highlighting each individual object, the artist focuses on the use of colors and brush strokes. Through a heavier focus on colors and brush strokes, objects - that is, actual dance movements - are dismantled into dim traces and blend in with the entire painting. Dance movements often form a certain process, and leave behind traces and resonances along with that process. They are perceived through senses just as the body responds to rhythms of music, rather than being recognized as semantic objects or events. That is how they facilitated the creation of this series underlining the true nature and fundamentals of painting. The style that runs through the series is undoubtedly abstract expressionism. The term abstract explains the fundamentals and nature of painting, and expressionism the audience's sympathy and responses to dance movements. The fundamentals of painting in combination with the audience's sympathy and responses work to blur the boundaries and form an organic mass. This again leads to the state where the barriers between the background and the motifs are torn down, brush strokes correspond with the dance movements, and finally  biorhythms of the body fall in line with the fundamentals of painting. This series has opened up the realm where the viewer becomes harmonized with the dance movements, those dance movements become dismantled amidst the burst of colors, and the viewer, colors, dance movements, and brush strokes become integrated.

 

Drawing inspiration from clouds

The artist herself named this recent series Color Phantasmagoria. The florid colors represent phantasmagoric, kaleidoscopic scenes and fantasies generated by such scenes. The subtitle of the series is the Garden of the Muses. The Muses refer to the nine goddesses of the arts in Greek mythology, and the leading goddess is the muse of music. This series was inspired by different musical elements, which correlate with the abovementioned dance movement series (or the dance movement series may have been a preview for this most recent series based on music) and with the underlying synesthesia. In other words, visual images serve more than mere visual images; they stimulate the viewer to conjure up melodies, rhythms, and sometimes chords consisting of such melodies or rhythms. Visual images and acoustic images work to interact with, imply, and stir up each other. The artist's choice of an abstract style, rather than a realistic expression, was not only effective but also strongly appealing in this sense. Byun extracts polished yet monotonous, elaborate yet loose melodies to weave a sea of chords and allows the viewer to freely explore the waves of spectacular tunes.  

In addition to the carefully selected title and subtitle, the artist employs the cloud as a material or an object, on which her ideas are to be projected. Clouds are shapeless. Clouds entirely affected by the external environment are, therefore, unpredictable. They change their shapes ceaselessly, each evoking a different image in each individual. As a kaleidoscope displaying constantly changing images, clouds transform themselves with perfect freedom. The ever-changing, free-spirited, suggestive, capricious, uncontrollable, transient shapes and their fragments, similar to clouds, are found to melt into spectacular chords and trickle down. Polka dots and abstract patterns in harmony with vibrant brush strokes seem to be chasing after the flowing melodies, and the burst of brilliant colors to be converting chords into images. The viewer is advised to listen carefully as if enjoying music and sway slowly according to the chords in front of the paintings. Just conjure up the ever-changing shapes of clouds, and the image will help you discover greater joy in the paintings. The paintings will be better explored and more vividly conveyed at a closer point where the edges of the frame are no longer seen and the physical features of each color are clearly discernable. The viewer will be able to sense the melodies at such a point (or rhythms may travel throughout the body), and the chords at farther points.  

From the very beginning, the artist appears to have taken an interest in what is perceived with her senses rather than what exists in the real world. The Mediterranean was far from real as it signified a non-existent utopia. The grains of light that dapple the paintings are believed to have added to the sense of unreality. Through portraying cityscapes seemingly inspired by New York City, Byun concentrated on bringing to attention the unique textures and physical features of light that crumbles and falls apart amidst the flood of artificial lighting, rather than reproducing actual scenes of real urban spaces. The series rendering the dance movements was aimed at tracking down the trajectories and lingering resonance of dancing. That resonance finally came to acquire its own sounds in the most recent series, reaching new depths. Such attempts and changes are backed by the daring, bold selection of colors. Maybe this burst of free, vivacious colors that seem to represent an unconstrained spirit is the true utopia shaped by the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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