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scribe to Our Newsletter

© 2018 by Gallery BK

Itaewon-ro 42-gil, Yonsan-gu, Seoul, Korea 

Tel: +82 02 790 7079

  • Grey Facebook Icon
  • Grey Instagram Icon

Installation

Inscape Scape

SOHN Jin Ah

손진아의 인스케이프(Inscape), 스케이프(Scape): 사물의 본질에 대하여

 

정연심(홍익대 예술학과 교수, 기획/비평)

 

I. 사물의 인상에서 본질로

 

갤러리 비케이(Gallery BK)의 새 공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손진아 개인전은, 작가가 2년 만에 개최하는 솔로전으로, 작가에게도 그러하겠지만 나에게도 조금은 특별한 전시이다. 2011년 나는 「손진아의 비워진 마음과 채워진 회화의 틈」으로 그의 작업에 대한 비평적 분석을 시도했고, 2015년 한남동에 위치한 LIG 아트 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열 당시에는 「Primary Structures of Line & Pattern: 영점으로 돌아온 손진아의 회화」로 글을 썼다. 2011년 전시는 '의자'의 알레고리를 사용한 손진아의 작업 세계와 추상회화의 틈을 회화적 분석으로 읽어본 시도였다. 그리고, 2년 전의 전시는 그 동안 '의자'라는 오브제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습작과 '리서치 페인팅'의 형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알리기 위한 시발점 역할을 했다. 두 번째 전시는 올해의 전시를 구성하기 위한 개념적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전시였다. 이러한 세 전시는 각기 독립되어 있지만, 일종의 삼부작으로 한 작가가 추구하는 의식의 흐름과 작업의 변화와 궤적을 그려보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손진아의 이번 전시는 '인스케이프(Inscape), 스케이프(Scape)'라는 제목으로, 그 동안 '의자'라는 특정 오브제와 다양한 패턴을 병치, 그리고 혼합시켰던 양상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수십 년 동안 사용했던 의자를 떠나 새로운 회화적 모색기에 접어드는 출발점에서, 사물의 본질(inscape)로 다시 돌아와 사물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포용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년 동안 작가가 그림 속에 포함했던 의자는 화가 자신의 자화상이자 사회적 초상으로 다양한 역할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띠었지만, 이번 전시부터 손진아는 의자라는 특정 오브제를 벗어나는 대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속에서 식물이 가진 다양한 패턴과 흐름, 추이를 가져온다. 그는 식물이라는 자연 대상을 향해 일종의 관찰, 침묵, 몰입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화를 하는 것처럼 사물이 가진 본래의 인상과 풍경, 개성과 본질들을 담아내기 위한 여정을 거친다. 그리고, 이러한 본질성은 때때로 작가의 의지와 욕망을 통해 이미지와 패턴의 왜곡 과정을 거쳐 인간의 마음이 가진 풍경, 인간의 욕망이 가진 풍경, 그리고 우리의 눈과 마음이 뒤섞이면서 가진 풍경으로 돌아온다. 

 

   손진아의 이번 작업은 구상적 오브제에서 탈피하여 점, 선, 면, 그리고 컬러라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 방식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작업은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성격과 우리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변화되며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외부적 힘을 한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한 때 게하르트 리히터의 부인으로, 최근 뉴욕 현대미술관 회고전으로 더욱 유명해진 이자 켄즈켄(Isa Genzken (German, b. 1948)이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동안 집요하게 제작한 <근원적인 리서치(Basic Research)> 회화 작업을 연상시킨다. 이 작업들은 켄즈켄의 설치 등에 비해 덜 알려진 편이지만, 회화작업은 마이크로(micro)하고-매크로한(macro),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변조를 읽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손진아의 작품은, 식물의 표면을 다양한 패턴과 색의 흐름으로 읽게 하여 외면적 인상, 점-선-면 등이 만들어 내는 형상과 현상의 관계성을 모색하게 만든다. 이것은 다시금 사물의 본질로 작가가 눈을 돌리고 그 동안 심리적으로 조절하고 컨트롤했던 회화 자체의 표면을 조금 더 풀어주고 느슨하게 하며, 점, 선, 면 그 자체가 스스로의 힘으로 캔버스라는 화면을 향해 뻗어 나가게 한다. 여기서 점은 선과 만나고 선은 면을 이루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녹여내는 것이다. 그것은 회화를 다시 한번 인간의 욕망과 알레고리적인 해석에서 해방시켜 회화적 표면에 주목하는 것이다. 

 

II. 영점에서 출발한 '근원적' 추상회화 

 

2011년 손진아의 전시는 동적인 패턴과 스타일이 눈에 띄었지만 '의자'라는 기물을 통해 사회적 권위와 아이덴티티를 독해할 수 있는 일종의 인덱스들이 가득 차 있었다. 배경은 추상성을 지녔지만, 정적인 분위기의 회화 작품에서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가 뚜렷하게 제시되었다. 이러한 점은 작가 스스로와 관람자들에게 뚜렷한 주제의식을 제시했지만, 회화적 흐름이 특정 주제에 갇혀있는 인상을 많이 주었다. 이것은 당시 작품들의 특징이기도 했지만, 손진아는 정적인 회화를 풀어내려는 개방성을 찾아내기 위해, 의자에서 이탈하여 이제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돌아왔다. 그것은 회화의 추상성과 평면성을 구성하는 기초 개념으로, 점과 선, 면과 컬러는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기본적' 조형요소이다. 이것을 풀어내는 동적인 방식에는 작가의 내면과 사물의 대화가 회화적 표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식물이 가진 독특한 인상들은 때로는 빨간색, 주홍색 등 다양한 색채로 전환하고 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의미를 띤 마음의 단상, 사물의 단상으로 자리잡는다. '스케이프'의 본래의 뜻은 꽃줄기 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접미사로서 '스케이프'는 풍경, 장면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가 선택한 '인스케이프', 즉 사물의 본질은 인간의 본질과 그렇게 어긋나 보이지 않으며, 사물의 인상은 곧 인간의 인상이고, 사물의 현상은 인간의 현상을 아우르는 것이다. 이렇듯, 손진아에게 '인스케이프'는 다양한 의미를 띠는 것으로 식물이라는 대상에서 출발해 식물을 암시하는 아웃라인을 가져올 뿐 본질적으로는 이미지의 형상, 마음의 형상과 빛, 나의 욕망과 의지에서 또 다른 형상을 띠는 과정이 서로 뒤얽혀있다. 이러한 회화는 과거의 작업에 비해 훨씬 더 동적인 특징을 지니며, 색채 자체가 이러한 의식과 마음의 흐름을 따라 더욱 해방되고 자유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선은 흘러가다가 면을 만나고 점과 함께 새롭게 혼합, 중첩되어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은 자연스럽게 교차하고 공존하며 새로운 패턴을 수없이 생성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손진아 작가가 그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의 알레고리들이 경계를 만들어내고 특정적인 해석으로 귀결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저항으로 보인다.

 

   결국 작가가 작업을 한다는 것은 작가 스스로의 경험에서 오는 자신과의 대화를 그림 속에 펼쳐 보이는 것이다. 그는 원형 캔버스 여러 패널과 대형 작업들을 한 편의 시리즈와 회화적 설치, 혹은 '베이직 리서치 페인팅'처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점과 선, 면과 컬러로 채워나가면서 스스로의 독백을 한 편의 회화적 시처럼 정적이고 동적인 패턴으로 구축해나간다. 그것은 화면을 구성하고 구축하는 이중적 방식을 통해 손진아의 작업은 한국의 단색화 화가들이나,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색면화가들 등 추상회화가 가졌던 '환원성(reduction)'에 머물지 않고 작가노트에 기록된 대로 이번 작업은 "내면의 풍경, 본질, 개성"을 상징하는 "인스케이프"와 "현상, 형상, 인상"과 연관된 "스케이프"로 구성된다. 특히, 손진아는 추상화의 자기환원성, 자기결정성에 갇히지 않도록 회화 작업을 전시 공간과 함께 호흡하도록 설치한다. 

 

   손진아의 작업은 눈에 띄는 '컬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컬러로 선을 만들고 면을 만들어 폴카 닷(polka dot)을 만들어낸다. 컬러는 아웃라인과 여백을 만들고 포지티브하고 네거티브한 공간을 대비시킨다. 회화의 역사에서 컬러는 인간의 본능과 직관, 감각과 연관되어 색채는 그것을 보는 우리에게 심리적 주체성을 환기시킨다. 색채 자체의 본질로 돌아온 손진아의 이번 작업은 식물에서 출발했지만, 색채의 물결과 파도를 연상시킨다. 색과 색이 서로 동적으로 만나서 서로 엉키고 중첩되며 흰 면의 고요함과 마주한다. 때로는 두 개의 패널이 서로 대화를 나누듯, 거울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꼼꼼하게 채워진 점과 면들은 지극히 회화적이며, 섬세한 마티에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트한 표면은 유연하면서도 강인하다. 손진아는 일체의 사물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상과 본질, 현상 등을 추상적 형상으로 그려내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그림의 표면과 작가가 하나가 되고, 사물과 그것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이 하나가 되며, 물질과 정신이 하나로 만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집중성을 보여준다. 손진아의 추상화는 외물(外物)과 자아가 서로 교감하는 인스케이프와 스케이프의 장이 되는 회화적 장(pictorial field)으로, 서로 상이한 형상과 색채들을 흡수하고 수용하는 회화적 풍경화이다. 이것은 서로 상이한 것들을 포용하고 수용하며 과거에 비해 여유로우면서도 한층 다이내믹해진 회화적 공간이다.

Jinah Sohn’s Inscape and Scape: On the Essence of Objects 

 

Yeon Shim Chung (Professor at Hongik University, Curation/Critique)

 

I. From Impression to Essence of the Object

 

Jinah Sohn’s solo exhibition at Gallery BK, the first presentation at its new space, is the artist’s first solo exhibition in two years.  As would be for the artist, it is a special exhibition for me.  In 2011, I sought a critical analysis of her work through “The Gap Between Jinah Sohn’s Empty Heart and Full Painting”. Then in 2015, in accordance with her solo exhibition at the LIG Art Space in Hannamdong, I published the article “Primary Structures of Line & Pattern: JinahSohn’s Painting that has Returned to Degree Zero.” With the 2011 exhibition, the artist had attempted a painterly analysis of the gap between abstract painting and her art of using the “chair” as allegory. Then the exhibition two years ago served as a momentum for breaking free of the “chair” object and declaring a new attempt at the form of “research painting.”  The second exhibition portrayed the conceptual process of constructing this year’s exhibition  at Gallery BK. These three exhibitions are independent from one another, but function as a sort of “trilogy” that traces the process of changes in one artist’s consciousness and art.

 

   Under the title “Inscape, Scape”, this exhibition marks a clear distinction between her previous works of having juxtaposed and mixed the specific object “chair” with various patterns. At the point of leaving the chairs that she employed for decades and starting a new painterly investigation, the artist seems to have come back to the “inscape” of objects, embracing them as they are. While the chairs in Sohn’s paintings had symbolically served as various portraits of the artist, it is from this exhibition that she breaks free of the specific object and instead portrays the various patterns, flows, and trajectories of plants on the boundary between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She processes the plants, the object of nature, through investigation, silence, and immersion. As if engaging in conversation, she goes through a journey of such stages to portray the innate impression, landscape, characters, and natures of the plant. And sometimes such essence of the object is distorted through the artist’s determination and desire into different images and patterns, and comes back to us as a landscape mixed with the scenery of human hearts and desires. 

 

   Sohn’s recent work breaks free of figurative objects, returning to the most elementary elements of point, line, plane, and color. Yet we are able to experience through her work both the innate nature of the object and the outside forces that push the object to change accordingly to the viewer’s eyes and hearts. Such methodology is reminiscent of the paintings by Isa Genzken (born in 1948 in Germany), once the wife of Gerhard Richter and an influential painter who has become even more famous through the recent retrospective at the Museum of Modern Art in New York. Genzken’s Basic Research, a painting series the artist fervently produced for three years from 1989 to 1991, may be less well-known than her installations, but they present both micro and macro variations. As such, Sohn’s works lead the viewer to read the surface of plants in various flows of patterns and colors, further investigating the relation between phenomenon and form produced by point-line-plane and visual impressions. This draws the artist’s focus back to the essence of objects, loosens the surface of painting that the artist had psychologically controlled, and lets the point/line/plane to drive through the canvas solely through their own forces. Here, we see the natural process of points meeting the line and lines constructing a plane. This liberates paintings from the allegorical interpretations founded upon human desires, and allows the artist to concentrate on the painterly surface.

 

II. The “Fundamental” Abstract Painting Stemming from Degree Zero

 

Sohn’s exhibition in 2011 was adorned with dynamic patterns and styles, but it was full of indexes leading the viewer to read the social authority and identity through chairs. While the background donned abstraction, the artist clearly conveyed her subject through the static paintings. This presented both the artist and the audience an explicit sense of subjectivity, but also hinted that the artist’s painterly flow was trapped within a specific subject. In her search for the openness that would free her static paintings, Sohn broke free of chairs and returned to the most fundamental. As the basic concepts that constitute the abstraction and flatness of paintings, points and lines and planes and colors are the “fundamental/elementary” formal elements that construct this exhibition. The dynamic methodology of visualizing this draws the artist to fill her painterly surface with the conversation between her heart and the object. The peculiar features of the plants are transformed into various colors, such as red and orange, and the scape is placed as the impression of the heart and the impression of the object, all the while embracing various meanings. “Scape” literally means flower stalk, but as a suffix it also signifies a specified type of scene. The “inscape” that the artist has chosen, or in other words, the essence of the object, does not seem much different from the essence of humans. The impression of objects is the impression of humans, and the phenomenon of objects encompasses the phenomenon of humans.As such, “inscape” for Sohn embraces various meanings. Starting from plants as the object and merely borrowing the silhouette that hints at plants, it is primarily a mixed process of visualizing the form of image, the form and light of the heart, and yet a different form that stems from my desire and determination. Such painting is much more dynamic than her previous works, and the colors faithfully follow such trajectory of the artist’s mind, conveying liberating and free spirits. Lines flow and meet the plane, mixing and overlapping with points. The static and the dynamic naturally coexist, producing numerous new patterns. Such way of production seems to be a sort of resistance against the allegories of life, which the artist had deemed significant, creating boundaries and being read through specific interpretations.

 

   After all, for an artist to produce means portraying in paintings the conversations with herself that stem from her own experiences. She constructs numerous canvas panels and grand-scale works as a series and painterly installation, or in other words, as the “basic research painting” that I would call. In this process, the artist fills out the canvas with dots, lines, planes and colors, composing her monologue as a painterly poetry through static and dynamic patterns. Employing a dual methodology of composing and constructing the canvas, Sohn’s works reach beyond the “reduction” of Korean monochrome paintings, American abstract expressionism or color field paintings. As documented in the artist’s notes, her recent work consists of the “inscape” that signifies the “landscape, essence, and nature of the inner side” and the “scape” that is related to “phenomenon, form, impression”. In particular, Sohn installs her paintings in a way that they breathe along with the exhibition space, preventing them from being trapped within the self-reducing and self-defining nature of abstract paintings.

 

   We cannot discuss Sohn’s works without talking of the conspicuous colors. She produces lines and planes with colors, creating polka dots. Colors produce the outlines and the empty spaces, posing a contrast between the positive and the negative space. In the history of painting, colors have always been related with the instinct, intuition, and sense of humans, reminding the viewer of one’s psychological subjectivity. Sohn’s recent work return to the essence of colors themselves and start from plants, but are reminiscent of the waves of colors. Colors meet one another in a dynamic manner, intertwined and overlapped as they encounter the silence of the white plane. Sometimes two panels form a mirror image, as if engaged in conversation. The meticulously filled out dots and planes are very painterly, while the surface matte enough for one to feel the delicate matière is flexible and yet firm. Sohn paints in abstract forms the impressions, essence, and phenomena that she can feel from objects, but everything eventually becomes one with the artist and the surface of the painting, all the while the object and the human heart toward the object become one, conveying the idea of the material and the mind becoming one (物我一體). Sohn’s abstract painting is a pictorial field for the scape and the inscape in which the external and the self communicate, a pictorial landscape that absorbs and embraces various forms and colors. This is a pictorial space that has become much more dynamic and relaxed than before, having embraced various differences.

KakaoTalk_20180912_145658724.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