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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Pattern

전시 개요

• 전시  제목 : Line, Pattern

• 참여  작가 : 손진아

• 전시  기간 : 2015. 9. 3(목) - 9. 25(금)

• 전시오프닝 : 2015. 9. 3(목) 6PM

• 전시  장소 : STUDIO - L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사관로 11길 30 수가빌딩 지하1층

• 관람  안내 : 월요일 - 토요일 / 10:30am - 6:30pm / 매주 일요일 휴관 / 무료관람

 

 

기대 효과

  영점으로 돌아온 손진아의 신작!

손진아의 대표작에서 수십 년 동안 주요 모티프로 등장했던 의자가 사라졌다. 그 대신 점, 선, 면, 패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와 구조를 사용하였다. 기본 구조로 돌아온 손진아의 신작은 관람객의 몰입을 이끌어내는데 충분하다. 이 작품들을 LIG아트스페이스(한남) STUDIO L에서 공개한다.

 

 

  작가의 땀과 노력이 담긴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묘한 깊이감 전달!

‘Line, Pattern’展에서 보여주는 작품의 변화에는 반복적인 수행성을 통해 무엇인가에 도달하려는 작가의 번뇌가 담겨있다.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무한하게 반복하며 만들어낸 무한한 패턴의 바다는 관람객을 조용히 압도한다.

 

 

 

전시 소개

 

 

Primary Structures of Line & Pattern

영점으로 돌아온 손진아의 회화

 

 

수십 년 동안 손진아의 회화에는 '의자'가 주요 모티프로 등장하였다. 수많은 선과 면, 장식적인 구조 사이에 존재했던 손진아의 의자는 단순히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기물로써의 의자를 의미하지 않았다. 그에게 의자는 초상화를 의미하는 알레고리와 같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의자를 감싸고 있는 배경의 점, 선, 면들은 배경처럼 자리 잡아 의자를 더 더욱 빛나게 하였다. 의자는 작가의 변화하는 마음의 상태나 상황 등을 반영하는 심리적 대리물로 존재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자가 작가의 평면 작업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작가의 작업 태도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또 다른 암시이다. LIG ART SPACE에서 전시되는 손진아의 개인전에서 이러한 변화가 눈에 띈다.

   의자를 스토리나 내러티브의 상징체였다고 생각해보자. 작가는 이제 누구나 읽고 해독할 수 있는 의자라는 기호를 포기하였다. 즉, 이야기를 포기함으로써, 손진아는 어떤 변화의 잔상을 점, 선, 면, 패턴이 이끌어 내는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와 구조에 관심을 가진다. 선이나 패턴으로 돌아온 손진아의 작업들은 반복적인 수행성을 통해 무언의 무엇인가에 도달하려는 변화와 변형의 지점으로 보여진다. 화면을 빼곡하게 채워나가는 행위들은 무엇을 행방시키려는 태도처럼 풀어지고 긴장된 선과 면들의 조합이다. 몬드리안이 추구했던 엄정한 선과 면의 리듬은 아니지만, 가장 기초적인 결합을 통해서 정신성을 추구했던 신지학의 절제된 미학은 손진아의 작업에서도 일부 엿보인다. 그렇지만, 손진아의 선은 마치 무엇인가에 몰입한 듯, 무한하게 가장 기초적인 선과 면의 결합을 반복하지만 그 어느 것도 반복적인 형태나 패턴에 천착하지 않는다. 붓은 해방감을 느낀 듯 반복적으로 풀어졌다가 긴장감을 만들어내지만, 이러한 구조들은 패턴처럼 형상화된다. 이러한 순간, 작가는 다시 반복적인 패턴에 저항하며 유려한 선과 긴장된 선 사이에 무한한 패턴의 바다를 만들어낸다.

   형상이나 알레고리라는 재현은 사라졌다. 그러나 손진아의 작품에서 무수한 선을 구성하는 드로잉적인 특징과 장식적인 구조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화해하다가 어느 지점에서는 서로 경계와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음과 양의 구조물처럼 포지티브한 공간과 네거티브한 공간은 리듬을 타고 화면을 장악한다. 검은색 아웃라인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장식하는 블랙 라인처럼 화려한 색상을 잠재우고 성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콜라주의 방식으로 구성된 블랙 라인 속의 면들은 우연이 만들어내는 결합체들이다. 상이한 요소들은 서로를 기대며 부대낀다. 기본 구조로 돌아간 예술은 구체적인 스토리를 담아내지는 않지만, 손진아가 제작한 <Hard Lines with Pattern>이라는 작업을 비롯해 이번 전시에 포함된 작업들은 모두 우연과 조우하는 추상화의 세계이다. 추상화의 세계는 평면성이 아닌, 묘한 깊이감을 전달하기도 한다. <Soft Lines with Pattern>은 어떠한가. 두꺼운 블랙 라인은 기운생동하는 서체를 연상시킬 정도로 눈에 띈다. 주변의 패턴들은 부드러운 선에 조용히 압도당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Multi Layered Pattern>은 배경을 이루는 캔버스와 그 위에 배치된 아크릴 사이에 조응을 다루고 있다. 서로를 반추하는 관계이지만, 적절한 거리감을 둔 구조는 빛의 위치에 따라, 보는 이의 시점에 따라 빛과 그림자의 위치가 다른 구조를 형상화 한다. 점, 선, 면, 패턴이라는 추상성을 보여주지만, 손진아의 작품은 완벽한 평면성을 통해 정신성을 도달하기 보다는, 다른 지향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한 지향점은 과연 무엇일까. 손진아의 작업을 곰곰이 살펴보면, 추상의 정신성 못지 않게 물질성과 신체성을 강조한다. 몸을 움직이며 붓으로 선을 그려내고 이를 다시 오려서 콜라주의 방식으로 붙여나가는 과정은 평면성을 강조한 추상회화에서는 느낄 수 없던 시간성이 축적되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싱글 패널은 여러 개의 패널로 구성된 단일 작품을 구성한다. 여러 개로 배열, 혹은 배치된 패널들은 신체의 움직임이 기록된 카메라의 필름과도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작가는 유영하는 선과 면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몰입과 무아지경에 이를 때까지 반복적인 패턴을 만들어낸다.

   선, 패턴으로 돌아온 손진아의 다음 작업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의 작업이 끊임없는 노동과 신체의 움직임을 동반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때로는 망각한다. 아름답게 표현된 선의 흐름, 화려하게 자리잡은 점, 지중해의 강렬한 빛을 연상시키는 컬러, 화이트 컬러가 주도하는 <Multi Layered Pattern> (각각 40x40cm laser cut acrylic plate, pigment pen on canvas)은 많은 시간성을 요하는 작가의 땀과 노동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수행성(performativity)은 이러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LIG ART SPACE의 사면을 둘러싼 손진아의 작업은 단일한 유닛이 반복해서 확장해나가는 공간성을 통해 전시 공간 전체를 라인, 패턴의 설치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변화의 지점에서, 손진아의 기본 구조는 제로 상태로 돌아온 작가의 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 영점으로 돌아온 구성, 혹은 구축에서 작가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왔다. 롤랑 바르트의 제로 상태에서 글쓰기처럼, 손진아는 영점으로 돌아와 선, 패턴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업은 이미 다른 지대로 향하고 있었다.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시끄럽거나 조용하거나, 라인이거나 패턴이거나. 

 

 

정연심 (홍익대학교 교수, 비평 및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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